미국 남북전쟁후 브라질로 이주한 남부연합 후손들의 역사와 현재

 
브라질 남부연합 축제
브라질 남부연합 축제

브라질 상파울로 주에 인구 24만명의 Americana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그곳은 미국인들이 정착하여 만든 도시입니다. 1865년 미국 남북전쟁이 북군의 승리로 끝나자 패배한 남부연합(Confederates)의 수많은 사람들은 고향을 버리고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들이 선택한 뜻밖의 목적지는 바로 남미의 브라질이었습니다.

브라질로 이주한 이들 남부인들을 포르투갈어로 콘페데라도스(Confederados)라고 부릅니다. 과연 이들은 언제 왜 낯선 열대의 땅으로 떠났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주했는지 그리고 오늘날 그들의 공동체와 그들의 언어는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1. 언제, 왜 브라질로 떠났나


미국 남부인들의 브라질 대거 이주는 남북전쟁 직후인 1865년부터 1870년대 중반까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전쟁에서 패배한 남부 농장주들은 토지와 재산을 잃고 흑인 노예들이 해방되면서 기존의 경제적 기반이 완전히 붕괴하는 참담한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여기에 북부가 주도하는 가혹한 재건정책에 극심한 정치적 굴욕감과 반발심을 느끼며 새로운 도피처를 갈망했습니다.

마침 브라질 제국의 황제 돔 페드로 2세(Dom Pedro II)는 목화재배 기술을 가진 미국 남부의 농장주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값싼 토지와 세금감면 혜택을 약속했습니다.

무엇보다 브라질은 1888년까지 흑인노예제가 합법적으로 유지되던 국가였기에 남부인들은 브라질에서 과거의 풍요로운 대농장식 삶을 그대로 재건할 수 있다고 믿고 기꺼이 이민선에 올랐습니다.


2. 어디로 정착했으며 이주 규모는 얼마나 되나


당시 가족을 이끌고 브라질로 향한 남부인들은 약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로 터를 잡은 곳은 브라질 남동부의 상파울로주 내륙 지역이었습니다. 

초기 정착민들은 상파울로 인근 산타바르바라 두오에스치 지역에 정착하여 숲을 개간하고 마을을 세웠습니다. 이후 이들이 개척한 마을은 인구가 계속 늘어나며 아메리카나(Americana)라는 이름의 도시로 성장하여 오늘날 상파울로주의 주요 산업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열대 풍토병과 혹독한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금난에 시달리던 이주민의 상당수는 훗날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갔으나 끝까지 브라질에 남은 이들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척박한 땅을 대규모 농장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3. 공동체의 현재 상황과 경제력


이들의 공동체는 150년이 지난 지금도 굳건히 존재하며 경제적인 자금력 역시 상당히 탄탄한 편에 속합니다.

초기 정착 과정에서는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렸으나 이들은 마차와 쇠보습 쟁기 같은 미국식 농기구를 브라질에 처음 도입하여 농업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목화뿐만 아니라 복숭아와 피칸(Pecan)및 수박 농사를 성공시키고 직물공장을 세우며 브라질 사회에서 상당한 재력과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 이상의 지주세력으로 성장했습니다.

후손들중에 Rita Lee라는 여자 가수가 있는데 그녀는 브라질 Rock 음악의 여왕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남부연합의 명장이었던 Robert Lee 장군을 너무나 존경하였기에 그의 딸인 Rita에게 Lee 장군의 Lee를 Middle Name으로 갖게하여 그녀는 Rita Le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였다고 합니다.

상파울로주 인근에는 이들만의 공동묘지인 캄푸 마을 묘지가 있으며 매년 4월이면 후손 수천 명이 모여 남부 연합기를 흔들며 전통 춤을 추고 남부식 바비큐를 즐기는 대규모 연합군 축제(Festa Confederada)를 성대하게 개최하여 자신들의 뿌리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4. 그들의 언어와 문화


초기 정착민 1세대와 2세대는 철저히 외부와 고립된 채 포르투갈어 사용을 거부하고 미국 남부 특유의 억양이 섞인 영어만을 고집했습니다. 심지어 자체적인 영어 학교와 개신교 교회를 세워 언어와 신앙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거듭되면서 브라질 현지인들과의 통혼이 활발해지자 언어의 장벽은 자연스럽게 허물어졌습니다.

오늘날 후손들의 모국어는 완벽한 포르투갈어입니다. 현재 미국 남부식의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의 노년층에 불과하며 대다수의 젊은 세대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합니다. 외모 역시 흑인및 현지인들과 섞이면서 금발부터 어두운 피부색까지 전형적인 다인종 브라질인의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비록 그들의 모국어 영어는 잃어버렸지만 체리 파이나 버터밀크 비스킷 같은 미국 남부의 전통 식문화와 남부군 군복을 입는 역사적 기념행사 만큼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끈질기게 전승되고 있습니다.

브라질로 떠난 콘페데라도스 후손들의 삶은 노예제와 전쟁이라는 어두운 역사적 배경 속에서 출발했으나 시대의 흐름과 함께 낯선 이국문화와 융합하여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역사의 유산입니다. 

오늘날 이들은 핏줄과 언어에 있어 완벽한 브라질 사람으로 동화되었지만 조상들이 남긴 눈물겨운 개척과 정착의 기억만큼은 잊지 않고 브라질 사회의 특별한 문화유산으로 일부분을 차지하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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