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세계 공용어 지위는 과연 영원할까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어는 영어입니다

국제 비즈니스와 학술 연구 및 인터넷 데이터의 절반 이상을 영어가 점유하고 있습니다.
외국어 공부를 할 때 영어가 가장 기본적인 선택지가 되는 것 또한 영어가 가진 독보적인 지위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전 세계를 지배했던 언어들이 국력의 변화와 함께 권좌에서 물러났던 것처럼 영어가 누리고 있는 절대적인 자리는 과연 영원할까요?
과거 문명사의 언어 패권 이동과정을 짚어보고 현대 사회에서 영어의 지위를 흔드는 핵심 변수들과 앞으로의 미래 전망을 분석해 봅니다.


Statue of Liberty, New York

1. 문명사로 본 언어 패권의 잔혹한 흥망성쇠

세계사 전체를 통틀어 영원히 절대적인 권력을 유지한 언어는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한 언어가 전 세계의 공용어로 부상하는 과정은 언제나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의 군사적 영토 확장 및 경제적 패권과 궤를 같이했습니다.

라틴어의 찬란한 지배와 쇠퇴

고대 로마제국의 거대한 영토 확장과 함께 라틴어는 유럽 전역을 지배하는 유일한 언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이후에도 라틴어는 수백 년 동안 유럽 학자들과 종교인들의 공용어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국의 분열과 함께 각 지역의 방언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으로 독립해 나갔고 결국 라틴어는 그 누구도 일상에서 쓰지 않는 죽은 언어가 되었습니다.

프랑스어의 지배와 퇴보

17세기 프랑스 루이 14세 시절부터 막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프랑스어는 유럽왕실과 외교무대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19세기까지 유럽의 모든 나라는 프랑스어로 조약을 맺고 지식인들은 프랑스어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제1차 대전과 제2차 대전을 거치며 대영제국과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패권이 세계를 지배하게 되자 프랑스어 역시 세계 공용어의 자리를 영어에 내주어야 했습니다.

2. 영어의 절대적 위상을 위협하는 여러가지 변수

현재 전문가들은 영어가 가진 굳건한 왕좌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현대 사회의 여러 변수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에 의한 실시간 통번역 기술의 비약적 발전

영어의 지위를 가장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다른 나라의 언어가 아닌 바로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입니다. 과거에는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고 최신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영어를 습득하는 것이 필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음성 인식과 인공지능 번역 성능이 완벽에 가깝게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상대방의 언어가 실시간 통역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외국어 학습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대폭 줄어들면서 굳이 전 세계인이 영어를 완벽하게 배울 필요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어의 도전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은 자국의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와 남미및 동남아시아 지역에 중국어 보급을 확대하려 노력해 왔습니다. 물론 한자의 복잡한 형태와 어려운 성조로 인해 외국인이 배우기 어렵다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지역 내에서의 경제적 협력을 위한 중국어의 영향력은 과거보다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세계 인구 구조의 지각변동과 다극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미국과 영국 등 서구권 국가들의 인구 비율은 세계 전체인구 대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인도와 아프리카 대륙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등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세계 언어 생태계는 어느 한 언어가 독점하기보다 지역별로 다양화되는 다극화 양상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 주변국가들의 러시아어 상용및 중남미 국가들의 공용어인 스페인어가 그같은 예에 해당됩니다.

영어를 변형시키는 Broken English의 증가

영어가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모국어 사용자의 정통 영어보다 영어를 제2언어로 쓰는 사람들의 비중이 훨씬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각 국가의 문화와 결합한 변형 영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표준 영어가 가진 통일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인도식 영어인 Hinglish (hindi + english), 싱가포르식 영어인 Singlish등이 있습니다. (싱가포르에는 문장뒤에 중국어의 영향을 받아서 ~lah를 붙혀서 습관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여전히 막강한 이유

이러한 여러 위협 요소에도 불구하고 많은 언어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영어가 최소 수십년 이상 절대적 공용어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첫째, 이미 구축된 데이터의 독점성 때문입니다 

전 세계 인터넷에 쌓인 학술논문과 과학기술 문서 및 글로벌 빅데이터의 55% 정도가 영어로 기록되어 있어 이를 다른 언어로 대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둘째, 글로벌 시스템의 표준화입니다 

예를들면 국제 항공 조종사들의 교신언어, 전세계 기업들간의 계약문서, 국가간 기업간 각종 법률문서, 국제 금융결제 시스템등이 이미 영어로 정착되어 있어 이를 바꾸려면 천문학적 사회적 비용이 소모됩니다.

셋째, 문화적 영향력입니다

미국의 영화와 음악 및 플랫폼 산업이 전 세계 대중문화를 지배하고 있어 영어를 향한 친숙함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영어가 가진 공용어 지위가 당장 수십년 내에 다른 특정언어로 교체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번역기술의 눈부신 혁신과 세계정세의 다극화 속에서 과거처럼 전 세계가 영어를 맹목적으로 추앙하고 필수적으로 배워야만 했던 독점적 시대는 조금씩 변화의 흐름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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