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시와 메노나이트는 누구인가? - AI 시대에 아직도 마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세계의 관심사] 

인공지능과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하는 21세기 현대 문명속에서 전기조차 쓰지 않고 마차를 타고 다니며 18세기의 삶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과 캐나다 일대에 모여 사는 아미시(Amish)와 메노나이트(Mennonite) 공동체 사람들입니다. 


제일 많이 알려진곳은 미국 Pennsylvania주에 있는 Lancaster County 지역이며 북미 전체에 40만명의 아미시와, 60만명의 메노나이트가 있는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도대체 누구이며 왜 현대문명을 거부하고 정지된 시간속에서 살아가는지 그 내막을 알아봅니다.

마차를 타고가는 Amish 남성들
마차를 타고가는 Amish 남성들

1. 동일한 뿌리 재침례파(再浸禮派)에서 시작된 박해의 역사

아미시와 메노나이트는 뿌리가 완전히 같은 사람들입니다.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유럽에서는 유아세례를 거부하고 성인이 된 뒤 스스로의 의지로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재침례파 운동(Anabaptist movement)이 일어났습니다. 
이들은 국가와 종교의 분리를 주장하고 모든 무력 사용과 전쟁을 반대하는 철저한 평화주의자들 이었습니다.

당시 가톨릭과 개신교 양측 모두로부터 종교적 박해와 탄압을 받았던 이들은 지도자 메노 시몬스(Menno Simons)의 이름을 따서 메노나이트라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유럽 대륙을 떠돌던 이들은 
박해를 피해 18세기초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인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등으로 대거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2. 아미시와 메노나이트로 갈라진 분열의 계기

그렇다면 같은 뿌리에서 시작된 이들은 왜 아미시와 메노나이트로 갈라졌을까요?
1693년 재침례파(Anabaptists) 내부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두고 거대한 분열이 일어났습니다.
야콥 아만(Jacob Amman) 이라는 인물은 교회가 속세에 물들지 않으려면 규율을 어긴 교도를 더욱 엄격하게 배척하고 세상과 완전히 담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야콥 아만의 강경한 주장을 따르는 이들이 그의 이름을 따서 아미시가 되었고 조금 더 완만하고 보수적인 신앙을 유지하던 이들이 메노나이트로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3. 기술과 세상을 거부하는 아미시의 고집스러운 삶

우리가 흔히 TV나 영화에서 보는, 전기나 자동차 같은 현대문명을 거부하고 마차를 타고 다니는 이들이 바로 아미시입니다. 아미시 사람들은 교회의 규율집에 따라 엄격한 생활을 이어갑니다.

기술의 거부: 집 안에 전기를 연결하지 않고 자동차 대신 마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과 TV는 물론 교만과 이기심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사진 촬영조차 거부합니다.

복장과 용모: 남성은 수염을 길게 기르되 콧수염은 깎고 무채색의 소박한 옷과 멜빵바지를 입습니다. 여성은 한가지 색깔의 긴 드레스와 머리를 가리는 보닛을 씁니다.

교육의 제한: 아이들은 8학년 즉 중학교 과정까지만 자체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이후에는 농업이나 목공 및 퀼트 같은 가업을 이어 나가거나 공동체를 위한 노동을 합니다.

그들이 기술을 무조건 악으로 보아서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이 들어오면 가정이 해체되고 공동체의 유대감이 무너진다고 믿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편리함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4. 메노나이트는 어떻게 다를까?

메노나이트 역시 교파에 따라 스펙트럼이 매우 넓습니다.
올드 오더 메노나이트(Old Order Mennonites)라 불리는 가장 보수적인 파벌은 아미시처럼 마차를 타고 수공업과 농업에 종사하며 살아갑니다.

반면 대부분의 현대적 메노나이트들은 자동차를 운전하고 인터넷과 컴퓨터를 사용하며 대학교에 진학해 의사나 회계사 같은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현대 사회 속에서 살아갑니다. 
다만 이들도 검소함과 평화주의 및 봉사와 나눔이라는 핵심적 신앙의 가치는 철저하게 지켜나갑니다.

5. 럼스프링가(Rumspringa): 청소년들의 자율적 선택권

아미시 공동체에는 매우 독특하고 인상적인 전통이 있습니다. 바로 럼스프링가(Rumspringa)라는 제도입니다. 
Rumspringa라는 말은 그들이 쓰던 옛날 독일어에서 따온 말이며 "뛰어서 돌아다니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16세가 되면 잠시 아미시의 엄격한 규율에서 벗어나 현대사회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수년간의 자유를 줍니다(통상 2년~5년). 세상 밖으로 나가 스마트폰을 써보고 현대적인 옷을 입으며 클럽에 가서 춤을 추거나 술을 마셔보고 자동차를 몰아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몇 년간의 방황과 경험을 거친 뒤 아미시 교회의 정식 세례를 받고 공동체로 돌아올 것인지 아니면 아미시 생활을 포기하고 세상밖으로 나갈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게 합니다. 
놀랍게도 럼스프링가를 경험한 아미시 청소년의 85% 이상이 자발적으로 편리한 현대 문명을 포기하고 다시 소박하고 외로운 아미시의 삶으로 되돌아 온다고 합니다.

규율이 덜 엄격한 메노나이트 공동체에는 그런 전통이 없지만 굉장히 엄격한 정통 메노나이트 공동체(O
ld Order Mennonites)에는 이러한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 청소년들도 일반 사회경험을 거친후 공동체로 돌아오는 비율은 비슷하다고 합니다.

AI와 첨단기술이 인간의 삶을 정신없이 재편하는 시대에 오직 신앙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물질문명의 편리함을 스스로 거부하는 아미시와 메노나이트의 고집스러운 삶은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기술의 풍요 속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무거운 질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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